이공계 취준생들에게 ‘스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아마도 출신 학교, 전공 학점, 나이, 영어 점수 등일 것입니다. 하지만 첨단 과학이 발전하면서 산업 분야가 다양하게 늘어나고 규모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고 직무도 고도화, 세분화하여 제너럴리스트보다 스페셜리스트, 즉 전문가를 요구하는 추세입니다.
자충수펙은 하지 말자.
‘자충수펙’ 은 바둑에서 유래한 ‘자충수’와 ‘스펙’을 합쳐서 만든 신조어입니다.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이런저런 자격증을 따거나 활동을 하지만 채용에 도움이 되지 않는 스펙을 일컫습니다. 스펙을 민감하게 생각하는 이공계 취준생들이 많다 보니 생겨난 현상입니다.
한때 취업 스펙 N종 세트라는 말이 돌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정도가 덜하지만 아직도 스펙 쌓기에 열심인 취준생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취준생이 신경 쓰는 대표적인 스펙 9종 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학벌
- 학점
- 외국어 점수
- 어학연수
- 자격증
- 공모전 입상
- 인턴 경력
- 사회봉사 활동
- 성형수술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자격증, 한국사 자격증, 극기·이색 경험, 봉사 활동, 아르바이트 등을 불필요한 스펙으로 언급합니다. 반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스펙은 직무와 관련된 자격증, 컴퓨터 활용 자격증, 인턴 경험 등을 꼽습니다. 이처럼 직무와 연관성이 높거나 실무에 필요한 역량을 검토합니다.
지원자 출신 학교의 중요성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출신 학교, 학점, 나이 등에 제한을 두지 않은 지 오래입니다. 무한경쟁 시대에는 과거에 잘한 것보다 앞으로 잘할 수 있는 잠재 역량이 중요합니다. 혁신 기업으로 분류되는 IT 기업들은 학력, 전공, 나이와 관계없이 프로그래밍 테스트와 면접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합니다.
다음은 대표적인 5대 그룹의 채용 프로세스입니다.
1단계: 서류전형
지원서와 자기소개서 내용을 바탕으로 후보자를 선발합니다. 지원서로 직무 연관성을 검토하고,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에 관해 자세한 내용을 검토합니다.
이 단계에서 합격 여부는 지원서와 자기소개서의 내용이 채용 담당자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을 제외한 민간 기업은 서류전형에서 1차로 합격한 후보자에게 그다음 단계인 직무 적합성 테스트를 응시할 자격을 줍니다.
2단계: 인·적성시험
각 기업이 개발한 방법으로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을 판단합니다. 2단계까지 통과한 후보자는 서류와 평가 결과로만 볼 때는 해당 기업의 직무를 담당할 역량이 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셈입니다.
3단계: 면접
면접위원들과 마주해야 하는 최종 관문입니다. 직무면접에서는 전공 관련 질문 등을 통해 지원자의 직무 적합성을 파악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지원자의 인성을 알 수 있는 태도와 비언어적인 행동 등을 관찰합니다.
면접전형을 1, 2차로 나누어 치르는 기업은 1차 면접을 통과하지 못한 경우에 곧바로 탈락시켜 2차 면접의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반면 하루에 통합으로 치를 경우 직무면접과 인성면접의 결과를 합산하여 평가하기도 합니다.
결론
1단계에서 3단계까지 살펴봐도 출신 학교로 지원자를 평가하는 항목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때 기업 인사팀에서 학교를 등급별로 나누어 관리하던 시절이 있었으며 지금도 계열사나 직무에 따라 선호하는 학교와 전공이 없다고는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위 ‘스펙’을 기준으로 지원자의 당락을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비약입니다. 그러니 스펙으로 고민하는 취준생이 있다면, 아무 염려하지 말고 목표에만 집중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