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으로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으로 문과 출신으로 도전할 수 있는 자격증 중에 공인회계사(CPA)만 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공인회계사 자격증은 취업난에서 ‘문과 최후의 보루’라는 평이 공공연하게 돌기도 하며, 공인회계사 시험 응시자도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제57회 공인회계사 제1차 시험 지원자 수는 15,413명이었는데, 이는 전년도(13,458명)보다 14.5% 증가한 것인데, 1차 시험 지원자는 20년 만에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높은 연봉과 워라밸이 가능한 회계사
과거에는 야근은 일상이고, 업무가 몰리는 ‘비지(Busy) 시즌’에는 심신이 갈려 나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업무 강도가 세기로 악명이 높았지만 이제는 옛이야기가 됐습니다. 찾는 곳이 많아지면서 몸값도 치솟았습니다.
최근 회계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높아진 배경에는 업무 강도 완화와 더불어 급여 상승이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신입 회계사의 연봉은 6,0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년 전만 해도 대형 회계법인 입사 6년 차(매니저 1년 차) 기본 연봉은 8,000만 원대 초중반 수준이었지만, 최근은 인력난으로 1억 원을 웃도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성과급을 더하면 연봉은 더욱 뛰게 됩니다.
청년실업을 이겨내는 직업군이라는 점도 높은 직업 만족도에 기여합니다. 공인회계사 시험에만 합격하면 회계법인 취업은 ‘따 놓은 당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공인회계사 선발 인원은 1,100명이었는데, 상위 대형 회계법인 4곳의 채용 인원은 1,165명이었습니다. 신입 선발 인원보다 대형 회계법인에 취업한 인원이 더 많았다는 것입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과 회계사
신외감법 시행으로 표준 감사 시간제가 도입되면서 감사 시간이 늘어났고, 과거처럼 시간에 쫓겨 일을 하지 않게 됐습니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으로 회계법인 이외 회사로의 진출도 용이해졌습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대형 회계법인들에 몰렸던 일거리가 중소 회계법인에도 분배되는 ‘낙수효과’도 생겨났습니다.
여기에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고 ESG(환경·책임·투명경영)가 재계 트렌드로 대두되면서 경영·세무 자문 등 먹거리도 늘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회계사 수요는 높아졌습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회계사들도 ‘귀하신 몸’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