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디자이너의 손을 잘 보시면 상처와 파마약 그리고 염색약 등으로 성한 손이 아닐 때가 많습니다. 화려해 보이는 헤어 디자이너의 월급과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스태프부터 시작하는 헤어 디자이너
미용사라고도 불리는 헤어 디자이너를 처음 시작하면 스태프(수습생)부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때 월급은 교육비 명목으로 온전히 보전받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스태프들이 하는 일은 다양합니다. 재고 관리부터 미용 용품 주문, 예약 관리, SNS 광고 포스팅, 홍보 영상 편집, 광고 배너 제작, 하다못해 손님 응대용 커피를 타는 것까지 본업 외 모든 잡무를 하는 것이 스태프입니다. 이러한 일을 3년 정도 지나면 헤어디자이너가 됩니다.
미용업계에선 일명 ‘도제식’으로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전문 아카데미에서 배우는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현장 경험입니다. 가발로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현장에서 만지는 고객의 두상, 가르마, 머리카락의 형태가 ‘천차만별’이라 실전에선 큰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헤어 디자이너 지망생들은 일선 매장에서 스태프로 일하며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웁니다. 샴푸부터 커트, 펌, 탈색, 염색 등 다양한 기술을 하나하나 마스터하기까지 평균 2, 3년, 누구도 책임지고 이들을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에, 알아서 열의를 가지고 배워야 합니다.
매장마다 다르지만 ‘헬퍼-어시스트-주니어-인턴- 인턴 스타일리스트’ 등의 승급 과정이 있습니다. 스태프 급여는 청담동이 비강남권보다 훨씬 적기도 합니다.
반년에 혹은 1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승급 시험이 있으며 연예인이나 웨딩 고객만 가려 받는 청담동 숍의 경우 일반 숍에 비해 요구하는 자질이 훨씬 더 까다롭기도 합니다.
피나는 노력 끝에 헤어 디자이너가 되어도 쓰디쓴 현실과 마주칠 수밖에 없습니다. 억대 매출에 연예인 전담으로 붙는 ‘스타’ 디자이너는 0.1%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헤어 디자이너의 월급 구조와 현실
최근 헤어디자이너의 월평균 소득은 214만 원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경력이 적은 헤어디자이너 대부분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4대 보험에 가입된 헤어 디자이너는 10명 중 1명꼴로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일한 만큼 벌어가는 ‘프리랜서’가 대부분입니다.
국내 헤어 디자이너의 대다수는 1년 단위로 계약을 합니다. 임금 체계는 철저히 성과급 중심이며, 매월 본인이 올린 매출에서 카드수수료, 매장 이용료, 카카오 헤어숍 같은 플랫폼 사용료를 제외한 일부를 가져갑니다.
매장이 매출의 60~70%를, 디자이너는 30~40%만 가져가는 것이 업계의 관행입니다.
보통 취업 후 첫 3개월은 ‘정착지원금’이란 명목으로 고정 월급을 지급하다가, 6개월이 안 돼 100% 성과급제로 전환됩니다.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홍보, 마케팅은 전부 개별 디자이너들의 몫인 경우가 많습니다.
헤어 디자이너는 샴푸 등 화학제품을 자주 만지고, 장시간 서서 일하므로 피부병과 하지 정맥류는 흔한 직업병입니다. 점심을 거르고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아 위장 장애도 자주 걸립니다.
강남에서 일하는 헤어 디자이너들은 대부분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직업 특성상 공휴일이나 주말에 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평일 중 하루를 쉬며 주 6일 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최저 시급이 오르면 헤어 디자이너의 월급을 쪼개 스태프 월급을 주는 일도 생깁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실제로 발생했던 일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월 매출이 1,000만 원이 넘어도 실제로 월급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200만 원 ~ 300만 원 사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